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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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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운동회


BY 초은 2023-11-07


이 좁은 운동장이 그때는 왜  커보였을까
시끌벅적한 소리가 
산을 울리고
머리에는 흰띠와 파란띠로
청군 백군을 나누어서
운동장을 신나게 달리곤 했는데
이젠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고
정막만 흐르는구나
만국기가 하늘에서 춤추고
하늘을 향해  
모래주머니 힘차게 던져 바구니 터뜨리면
하늘에서  오색종이가  날리고
달리기 하며 그리 꿈을 꾸던
친구들은 다 어디로 가고
나홀로 
여기 서서 옛날 꿈에 젖어 있는가
마을 사람들이 옹기 종기 모여
펼쳐진 도시락들 
계란 프라이에  맛있는 반찬들이
눈앞에 꿈처럼 펼쳐있고
좁쌀밥에 고추장 달랑 가지고 와
창피해 돌아 앉아 구석에서 먹던 도시락
그래도 
신나고 행복하기만 했던  시절
상품을 한아름 안고는  친구들에게
의시대며 자랑하던  그때는
옛 기억으로 묻혀가고
지금은
폐교가 된  빈 학교만이
옛 기억들을 끌어안고 사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