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집 꽃밭에 분홍색 빨간색 으로
봉숭아꽃이 빼꼼히 피었습니다
어릴적 손톱에 올려 놓고 봉숭아 잎으로 싸매어
실로 묶어 놓고 자고나면
이불이 여기 저기 얼룩지고
그래도
엄마한테 혼난 것도 금새 잊고는
손톱에 붉게 물든 손을
친구들에게 흔들어 보이며 자랑하던
그 시절이 생각나 봉숭아 꽃을 한참이나 보며
빙그래 웃어 봅니다
아주
작은 것에도 행복했던 그 때를 그리며
지금은
긴 세월에 많이도 무감각해저버린
나는
잊어버린 작은 것들을
그리워해 봅니다
잊어버리고 살아가는 것들이
너무나 소중하다는 걸 느꼈을 때
내 머리가 하얗게 백발이 되서야
알게 되네요
고물줄놀이 사방치기 딱지치기
술래잡기 땅따먹기 손톱에 복숭아 물들이기
너무나 많아 헤아릴 수조차 없는데
이제
기억속에만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