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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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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골국에 만 밥


BY 국화앞에서 2021-09-29


사골국에  

 염정금

 

어머니사골을 사와 끓여요

포르르 삶아 핏물기름 걷어내고

일생 동안 버티고 남겨진 골수

우려내려고 끓이고  끓여요

 겁을 거쳐 우직한  되었는지

    없지만 

일어날 때면 소리 내는 나이

뜨끈한 방에  대면 뼈아픔 가시는 나이

사골 국에    넘김이 좋네요


어머니이제야 알겠어요 

철없는 우리에겐 쩍쩍 달라붙는 진한 국물 

며칠 동안 보약처럼 소금   넣어 

아버지와  남매만  사발씩 건네고

 마지막  허여멀건 사골 국에 

시래기 송송 썰어 넣어 끓인 

보리밥 말아 드시며 맛나다 하셨지요

  같은  일으켜 어기적어기적 걸어가 

사골 국물 솥을 들여다보고  보던 

당신의  내린 사골 국이었음을.......


사골국에  만  밥시  월간지  등단  회원들이  모여 낸  공감과  치유  시집이  벌써 네 번째  발간되었다. 이  시집은  요양원이나병원에  기부되어  코로나로  발 묶인  외로운  사람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기  위해  만든  시집으로  각  시인에게  필요한  권  수만  제외하고  병원과  요양  시설 등  기부형식으로  곳곳에  전해진다.
 이번  네  번 째  시집은  제목부터 '사람은,  그립거나  슬픈  꽃'으로  가족, 부모 ,형제 ,자매  친구 등  사람 이야기로  애틋한  그리움이  가득한  시들이  담겨  있다.
  이  시집에  내  시도  8편이  수록되어  전해졌다,  그  중에  '사골국에  만밥'을  올린다. 가을로  접어들면서  조석으로  찬  기운이  돈다.  그리고  예순을  넘긴  몸도  예전  같지 않아  삐그덕  소리를  낸다.  외과  진찰로  관절  초기라며  연골  주사와  약처방을  받아오긴  했지만  마음까지 내려앉은  느낌이다. 그래서  몸  보신한다  생각하고  사와  사골국을  끓이는데  자꾸만  어머니의  모습이 스쳐 지은  시다.
어서 코로나  잦아져서  형제자매  대동하고  오실  구순의  어머니께  진한  사골국  한  들통  끓여  나눠먹으며  감사함을  전하고  싶다.  


사골국에  만  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