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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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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힘을 내어라


BY 나목 2021-03-03

내 생의 절반은
너를 참아내는 거였다 말하면
너는 무어라 답할까.
너도 그럴까.
네 생의 절반은
나를 참아내는 거였다고.

행여 열의 하나라도
나를 참아내느라
네 생의 절반이
불행하였을까 나는
너를 다시 참기로 한다.

비가 그치자 바람이 차다.
아이들 하나 없는 동네 놀이터.
참새 너댓 마리
측백나무에서 은행나무로
은행나무에서 개나리 꽃나무로
재재거리며 분주하다.
그만 일어나,
어서 싹을 틔우라고,
병아리 부리같은 개나리 꽃눈
금방이라도 터질 듯
노오란 하품을 지긋이 참고.

아직 계절은 다하지 않았다.
비가 오면 비를 맞고
눈이 내리면 눈을 맞으며
천년이건 만년이건
변치 않는 노래여,
너, 삶이여.
내가 북풍한설을 참아내고
다시 일어서는 것은 오직
곤궁해도 아름다운
너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