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 전인가
나는 술을 노래한 적이 있었다
술이 내 몸 안에서 수줍게 벙긋
꽃 피우던 시절
그 후 몇년이 지난 지금
술이란 결코 노래가 될 수 없음을 안다
그대가 따르는 한잔의 술이
그대의 눈물일 수도 있겠다 싶어서
내가 받아 마시는 이 술
이 눈물 한잔이 내 몸 속을 휘돌다
울컥 다시 나오던 시절이 오히려
행복했다 말할 수 있는
그런 날들이 살다보니 오더라
그대여 한잔 받아요
그러나 그 몸 속에 가두어 두지는 말아요
차곡차곡 귀한 그대 몸에 독으로 쌓여
벌레가 사과를 갉아먹듯
술이 마음의 병이 되어
착하고도 아름다운 그대 영혼
흠집 하나라도 만들까 염려됩니다
그래도 그대여
다시 함박눈 펑펑 내리는 날
우리 소주 한잔 해요
그대는 거기서 나는 여기서
서로를 마주보듯
사랑합니다 아픔 많은 그대여
부디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