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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지(冬至)
BY 비단모래 2014-12-22
동지
비단모래
단단한 속내 얼마나 삶아져야
온전히 풀어질 수 있는걸까
무수히 살아 온 세월 뭉쳐
굳어버린 시간을 불위에서 해체한다
그래
시간뿐이야
옹골진 삶하나 풀어내는 것도
결국 시간 뿐
내리는 눈발로 지울 수 없는
생애 전부를 푹푹 삶는다
지나 온 삶은 붉다
핏줄 속 스며든 고단한 노래가
얼마나 힘찼으면 저리 붉게 우러나올 수 있었으랴
뜨거운 팥죽 한 그릇속에 담긴
생애 전부
치열하게 살아낸 시간의 답장이
곱다
첫 눈 처럼 소복한 새알심을 건지며
웃다 붉다 설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