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피는 여자
비단모래
그녀는 깊은 산속에서 흙을 가지고 산다
그야말로 흙속에서 흙장난을 하며 산다.
밤에 무섭지않아? 세콤은 달았어? 이 큰 집에서 혼자 무서워서 어떻게 자?
도시적인 어리석은 물음
법화경을 읽는 그녀에게 참 어리석은 질문이었다.
별있잖아..벌레 울음 있잖아..흙내음 있잖아
그녀는 별과 바람 꽃 흙냄새로 온 몸을 씻고 있었다.
그래도 돌아오는 길..문단속 잘하고 자..동네 노총각들 혼자인걸 알면...
총각들이 어딨어..다 도시로 나가고
힘없는 어른들만 모여사는 곳이라 오히려 내가 그분들을 지켜야해..
아 그녀는 담담한 흙이었다
손끝에서 설렘을 찾고 있는 흙으로 시를 쓰고 있었다.
까만 어둠이 찾아오자 도시에 사는 우리는 서둘러 어둠에서 빠져나오고 있었다
빛이 있는 길에 들어서고야 비로소 마음이 놓였다.
언제든 흙 냄새 맡고 싶으면 와서 자고 가...
자고 가...그말에 안개같은 그리움이 버무러져 있었다.
더이상 설렘도 떨림도 없는 우리나이에 그녀는 흙으로 설렘을 빚고 있었다.
불속에서 흙으로 꽃을 피워내고 있었다.
우리모두는 등이 뜨겁다고 했다.
가슴이 뛰고 얼굴에 홍조가 생긴다고 말했다.
더워서 땀이 난다고 했다.
그렇다.
갱년기
우리는 뜨거움 속에 다시 피는 여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