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사랑하는 사람이 생긴다면
다시 사랑하는 사람이 생긴다면
그 사람이 내 밖에서 흐를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비좁은 공간에서 맴돌다가
답답한 벽에 질식되어 죽어갔던
당신이 가여워
다시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그 사람이 머물고 싶은 곳에 머물도록 하겠습니다
조금의 여백도 남기지 않고
빽빽이 채우려는 습관 덕분에
기댈 곳조차 찾지 못했던
당신이 가여워
다시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그 사람이 날 벗어나 꿈꿀 수 있는 곳을 마련해주겠습니다
답답했습니까
나도답답했습니다
내 안엔 나조차 편히 쉴 공간이 없었습니다.
다시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당신을 내 밖에 놓겠습니다.
대신 내가 당신 안으로 들어가려합니다
안과 밖이 바뀌어도
답답함은 그대로라는 것을 알려주고자 합니다.
*2012년 <시집일기> - TSTORE, EB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