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연탄
비단모래
엄마 정강이 뼈에 구멍이 숭숭 뚫렸다
열 아홉개 구멍 속으로 찬바람이 들어왔다
엄마 다리뼈에 새끼줄을 꿰어
휘휘 돌리며 골목길을 들어서면
매캐한 연탄가스 냄새가 났다
오늘 연탄은 또 꺼졌다
엄마무릎뼈를 넣고 다시 불을 살랐다
엄마가 연탄 한 장 사기위해
삼천냉방 같은 방구들을 덥히기 위해
진골빠진 엄마 다리는 연탄처럼 까맣게 졸아들었고
화깃내가 진동했다
골목안에 엄마가 들어오면
골목이 따뜻했다
엄마가 연탄을 들고 왔기 때문이다
엄마를 팔아
새끼줄에 매달린 연탄을 들고와
웃음을 피웠다
엄마는 결국
연탄이 되었다
엄마는 죽어
구멍난 무릎뼈까지 새내기 의사에게 던져주고
온몸을 활활태웠다
그 온기가
이 겨울을 슬프게 녹인다
엄마는 연탄이었다
슬프게 추억이 저장된 연탄같은 엄마
하늘 우체국으로 급히 전보를 친다
꿈속에라도
다녀가라고
딸 마음속 밑불 같은 우리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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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식당에서 연탄을 보자
사후신체를 병원에 기증하시고 떠난 연탄불같은 엄마가 생각나는
겨울이 돌아옵니다.
정선에 함박눈이 왔다고 하고
여긴 첫 눈이 올 것 같습니다.
따뜻한 연탄이 그리운 계절입니다.
엄마가 그리운 계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