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불어 좋은 날
바람이 옷깃을 스친다.
털어내고자 한 것이 아닌데
먼지처럼 내 몸에 묻어있던 추억이 씻겨간다.
휘잉~ 휘잉~~
꼬불쳐둔 내 님 향한 그리움도
다 전해주지 못한 회한의 마음 한 자락도
찔끔거린 눈물도 함께 씻겨간다.
나무에게서 버림받은 나무 이파리 날린다.
바람에 이리저리 하늘거린다.
둥가~ 둥가~
눈멀고 가슴만 살아남아 외로운 내 님
두리 둥실 바람을 안고 춤을 춘다.
얼마나 좋은가
말없는 마음을 전해 받을 수 있어서
내려앉은 그림자 한껏 안을 수 있어서
바람 불어 좋은 날.........
휘도는 이파리 끝에 마음을 메달아 놓는다.
- 소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