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목련피는 산사/최삼용(바브)
빈하늘을 오래토록 바람이 메웠다
추위로 허덕이던 어제를 날개털이하는 새들이
뾰족한 부리로 햇살을 쪼다 혓바닥 꺼끌함에
돋힌 가시같은 이월(음력)을 뱉으면
철새떼는 남풍 물고 귀향을 서두르리
추위 말리던 해동 숲에선
영동할미 쇤머릿 채 질같은 바람이 아프다
그래도 댓구 한마디없이 봄물 뉘엿 터지고
절망에 세뇌당해 내안으로 가둔
번뇌를 부셔야할 시간,,,
이제, 안으로 머금은 향기가 익는다
목 짧은 독수리 벗겨진 정수리 위로 햇살 따끈 내려앉으면
어디 쯤 엉구덕에서야
똬리 푼 배암이 바람냄새따라 긴 혀 낼름대며
허물 벗기를 시작고
개파래낀 물웅덩에 무당개구리는 알을 쓸것다
만행을 꿈꾸며 산문 나서는 독경소리 앞에
세뇌 당한 홀로그램 닮은 아지랑이의 춤사위위로
꼬옥 쥔 배냇아가 하얀주먹손펴 듯 앙징하게
한 단 두 단 돌탑을 쌓는다
한 개 두 개 촛불을 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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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잡과 타락과 두려움이 존재했지만 내겐 깊은 산중 절간같은 서울 생활,,
도를 닦진 않았으나 내 삶길을 터득했으니 서울땅 여기가 법당이요 내 땀이 곧, 도 이더라,
수많은 번뇌와의 싸움,, 수많은 고통속에서의 피를 말리던 정진,,,
나를 깨우치기 위해 앞만보며 영하한파와 싸우던 처절했던 시간,,
그러나 추위보다 더 헐떡이던 내달림속 심장속 가쁜 숨통,,,
이제 그런 쓰림과 아름다움들을 두고 내가 떠난다,,
속내 다 풀어 놓고 혼으로 쓴 내 싯귀 한줄 한줄들의 참의미,,,
과연 누가 내,, 이 더운 가슴을 헤아려 이 시를 이해하며 읽어 줄까?
그러나,, 단 한사람이라도 목련을 빗댄 내 절규에 귀기울어 준다면,,,
(서울문을 나서기전 쓴 마지막 싯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