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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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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다섯-영천시장에서


BY 최미순 2011-01-07

이야기-다섯- 영천시장 에서

 

부엌일을 할 테니 장에 오겠지...

 

어디 쯤 갔다더라 풍문 하나로

엄마는

연고 없는 시장에서 풀빵을 구웠다.

 

지나가는 계집애 불러 세워서

요만조만 생긴 애 못 보았냐고

요만조만 예쁜 애 못 보았냐고.

 

길 바쁜 아낙네 불러 세워서

경상도 말 또박또박 야무지게 잘하고

어른도 못 당하게 셈도 빨라서

참말 아까운 애를 아냐고.

 

비스듬히 걸린 해

흐릿한 내 뒤 태 만으로

엄마는 반죽 통을 팽개치고 달려들었다.

맞다! 맞네! 아이고 얘야...

 

삼월에 아버지랑 장에 갔다가

반나절 놀음 빚에 팔린 아이는

 

일 년 내내 풀빵 판 돈 주인네에 건네고

일 년 품삯 허무하게 몸값으로 셈 하고

다음 해 삼월에야 집으로 돌아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