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다섯- 영천시장 에서
부엌일을 할 테니 장에 오겠지...
어디 쯤 갔다더라 풍문 하나로
엄마는
연고 없는 시장에서 풀빵을 구웠다.
지나가는 계집애 불러 세워서
요만조만 생긴 애 못 보았냐고
요만조만 예쁜 애 못 보았냐고.
길 바쁜 아낙네 불러 세워서
경상도 말 또박또박 야무지게 잘하고
어른도 못 당하게 셈도 빨라서
참말 아까운 애를 아냐고.
비스듬히 걸린 해
흐릿한 내 뒤 태 만으로
엄마는 반죽 통을 팽개치고 달려들었다.
맞다! 맞네! 아이고 얘야...
삼월에 아버지랑 장에 갔다가
반나절 놀음 빚에 팔린 아이는
일 년 내내 풀빵 판 돈 주인네에 건네고
일 년 품삯 허무하게 몸값으로 셈 하고
다음 해 삼월에야 집으로 돌아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