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동네를 지나다가
우연히 무덤 근처에
어린 쑥이 크려고 꼬물거리는 소리를
들었다
봄에 다시 살아 나는 소리는
요란하거나 시끄럽거나
행사를 벌이는 것은 생략한다
봄에 떠나는 철새들이 한 무리를 지어
먼 하늘을 점점히 사라져도
누가 슬퍼할 것인가
오늘 밤에 뜨는 별은 누가 머리맡에
두고 헤아릴 것인지
봄이 오는 저녁은 소리가 없다
향기로 고르게 퍼져서
천천히 번져 오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