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룡포 과메기
오토바이 타는 것이 업인 남편 친구는
과메기에서 바람 냄새가 난다 했다
한겨울
바람부는 한강다리를 건널때면 너무 추워
버스 뒤꽁무니 따뜻한 매연속을 달린다며
허허로운 웃음을 웃는데
이 혹독한 겨울을 견디려면
겨울을 좋아할 그 무엇 하나 필요해
과메기를 좋아하기로 했다는 남편친구
노오란 배추잎에 김 한장 올리고
마늘에 초장 듬뿍찍어 과메기 한점 올리면
가슴에서 찰랑찰랑 눈물같은 바람이 인다 하는데
내장까지 다 내어놓고 바다바람에
꾸들꾸들 말라가는 구룡포 과메기
어딘가 자신과 닮아있어 서글픈 바람냄새가 난다며
비릿한 웃음을 웃는다
마주 소주잔을 기울이는 남편의 눈가
골깊은 주름사이에서도
시린 바람의 세월이 읽히고
산다는 건
시린 바람속을 걷는 것 이라고 말하려다 나는
입을 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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