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이 부부의 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425

분리수거를 하다


BY 영롱 2007-10-19

 

분리수거를 하다


           


우산을 들고 엉거주춤 재활용품을 쓰다듬는

그가

위태롭게 출렁인다

출항이다


표류하는  조각배

중심을 잡느라

식은땀 흥건하고 

그의 눈빛은 오랜만에 단호하고

비는 오랜만에 그윽하고


눈 코 입 팔 다리 머리까지

묵묵히 떼어 던지고

휘파람 불며 그가

다시 흘러 가다


그의 눈이 보았고 코가 냄새 맡았고 입이 말했던

돌 같은 신념과

깃발보다 높이 펄럭이던 팔과

넓적다리에 피멍빛 스무 살

머리로 했던  분노 하나까지

분리수거 통에 차례로 분리하다



분리불안에 시달리던 한 조각 꿈을

마지막으로  분리하고

결코 침몰되지 않을 단단한 그가

20층 난간에 배를 매단 뒤 출근해야할

오늘은  금요일 아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