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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많은 발걸음에 이젠 대문도 닳았다. 누구의 발길은 흙담으로 부침게도 싱싱한 푸성귀도 넘나들었을 것이고. 어린 아들 금줄을 매달아 붉게 고추도 빨래널듯이 한 참 걸쳐져 있기도 했을 것이다.
집은 몸하나 보호하고 잠시 잠깐 빌린 것처럼 등 데우고 지지고 시원하게 부치는 부챗살 바람에 얼굴 식히다가 부지런히 달지고 별뜨는 마당에 빗자루들고 연신 드나들다 늙어버리는 곳이다.
어제는 고등어자반을 마당에 짚불피워 구워데니 옆집 뒷방 노인네가 괜히 심심하다고 늙은 친구소식을 묻는 척 하더니 은근히 마루에 걸터 앉아 막걸리 받아오라는 니, 묵은 지 주욱 찢어주는 자상한 척은...
그래도 그래도 말이다. 이렇게 사는 모양은 부끄럽지 않다. 아직도 나에겐 오늘말고 내일이 오고 있슴을 느끼는 가슴은 뜨듯하기 때문이다 |
( 내 영혼의 다이어리 중에서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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