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백사진 속의 주인공처럼
긴 머리를 곱게 빗고
걸쳐 입은 바바리 안의 콜셋
안 보이게 꼭꼭 숨기고
그이 만나는 날
붉은 전화 박스 안에서
바다와 가로등과 모래 사장을 보며
그냥 그대로 흑백사진이 되어 버린다.
숨조차 쉬기 힘들다.
비가 올듯 말듯
약속을 수천번 어긴 그 남자
드디어 찾아 와도
흑백사진이 된 나는
그를 안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