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아이의 손 바닥으로
키운 화분의 선인장이
나중에 키가 커 그 아이 키를 넘어설 때.
어른이 되어
문득 신발장에
유달리 작은 운동화를
누가 신었던 걸까
궁금 해 할 때.
낡아서
금이 가고 구겨진 흑백사진 한 장이
나를 붙들고 있을 때.
이사 갈려고
깨지지 말라고 구겨서 싸는 접시사이 사이에
십여년 전 일기예보가
오늘과 비슷하게
차갑게 온도가 내려가고
바람이 간간히 불거라고
내 눈빛에 저절로 읽혀질 때.
나의 오래된 미래들이 그렇게
지나가고 흔적이 없어진다는 것을 알 때.
늘 혼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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