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없이 흐려지는 하늘이 있듯
까닭없이 쓸쓸해지는 날이 있다.
살아온 날들이 모두 허사같아
겨울꽃동백 파랗게 피지않는
매운 창가에 목이 메어 옷섶을 적시는 날
물론 인생을 불평하지 않기로 다짐했지만
때론 분배된 내 몫의 작은 그릇에
못내 섭섭하여 울먹이기도...
정을 그리는 찬 손에 빈 그림자 잡히지 않고
한 잔 포도주의 훈훈한 불빛만이
가슴 달래는
진실로 오늘은 매일데 없이
허전한 마음의 걸인
등을 부벼 기대를 가슴도 없는
춥고 쓸쓸한 까만밤을 머리맡에 불 밝히고
밤새 잊으려 써내려가는 하얀 꿈
해바라기 씨앗처럼 영글어 가는
까만 꿈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