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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꽃잎 2005-12-25

空/꽃잎


긴 잠을 잤다



뒤돌아 볼 틈 없이 그렇게

홍근히 젖은 땀 냄새

쉼 없이 흐르는 시계바늘에



푸른햇살 맞으며 탱탱한 희망은

조심스레 풀벌레 소리에 귀 기울려

붉은태양은 손짓 했다



일렁일렁 비틀거리는 손 잡아

칼 날 새우는 진한테 안경 넘어

가을은 또 숨 죽이고 있었다



들국화 향기 세상을 덮을 때

소롯,들길을 걷고 싶었지만

내 움추려진 알수없는 상실은

찬란했던 단풍 외면한 꽃 마져

차마 가을 숲으로 감추었다



무릇,인생을

영혼맑은 한송이 들국화처럼

시인의 모습인양



이제 발가벗은 12월

긴 잠에서 깨어 나

닫힌 문 두드려 내 앞에 앉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