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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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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중동'씨가 누구요?


BY 마가렛 2019-09-09

바보 노무현의 조문 행렬이

길게 늘어선 덕수궁 시민 분향소에서

머리 흰 할머니 한 분이 울고 계신다

   

할머니 혼자 나오셨어요?



그래요. 친구들 보고 함께 가자고 했더니

다들 몸 아프고 발 빼는 바람에 혼자 왔지

근데 젊은이, 내가 암만 봐도

모르는 게 있어 그러는데 말이유

저 덕수궁 돌담에 붙은 글 중에

젤 많이 나오는 이름이 조중동씨인데

노무현 대통령을 죽게 한 저 조씨가

검찰총장인감 안기부장인감



아 네. 조중동씨는요

조선 중앙 동아 신문을 말하는 거래요

   

원 이런 세상에!

느닷없이 할머니가 깔깔깔 소녀처럼 웃으신다



젊은이, 70년대 80년대엔 말이유

김대중씨와 학생들을 그렇게 죽이려 했거든

그때 텔레비를 보는데 우리 시어머니가 말이유

저 나쁜 안씨가 누구냐? 고 물어서

온 식구가 깔깔깔 웃었다오

뉴스에서 맨날 안기부는, 안기부는, 하니까

우리 시어머니는 안씨로 알았던가 봐



30년이 지나도 이 나라는 똑같구먼

독재 때는 안기부씨가 의인들을 죽이더니

고생고생해서 민주화 해놓으니까 말이유

이제 착하고 의로운 이들을 조중동씨가 죽이는구먼

난 인자 도시락 싸들고 조중동 잡으러 다녀야겠구먼



박노해





****



세월이 많이 흘렀다.

나도 그때  한 분향소에 가서 

그분의 영전사진을 한참이나 보며

먹먹한 마음을 달랠 수 없었지.



 20대의 어느날 저녁

명동 YMCA에서 직장동료와

우연히 그분을 뵈었는데

활짝 웃으시며 인사를 건넨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그리고

난 영정사진으로 그분의 마지막 길에

인사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