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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두렁 닮은 사람.


BY 천 정자 2004-12-27

에구

 내 평생  소원이라면

그저  말두  못하구, 허리한 번  곧게  피지 못한 

논두렁  같은  사람이  되고 싶어.

누가  뭐라고  하나

뭐 가지라고  하나

뭐 한가지라도  배우라고  하나

오로지  네가지  사색만  할 줄아는  저 논두렁.

 

그 사색이  일년  사계절이  변하건 말건

지금은  하얀 서릿 발 같은  사색에  잠겨 있더군.

 

그눔의  재개발인가  뭔가 

아 그렇지  경지정리에  조금 운치 있던 모습도

바둑판 처럼  줄 긋고  자르고  그러는데도

한 마디 말이 없네.

맹추라고  했지.

한 번 저항하는 시늉두  해보고

일부러 무너져  경계를 해보라고  시키는데도

그 사색만  하고 있어.

서운한  기색도  없더군.

 

논드렁  임자가 

삽 한자루  메고와

구텅이 구텅이  뒤적거리니까

몇 마리 미꾸라지  꿈틀대는데

그  때두  고스란히  내어주는  살 처럼...

 

에구

그렇게  주고 또  주고  그러는데

한 마디말로도  생색을  내어보지. 좀

 

다 늦은 저녁에

저녁 해가  스멀스멀  기어들어 갈 때

비로소

알았지.

 

내가  논두렁의  언어를  아직  못  배워

읽지 못하는 것이  아니고

못 듣는 것도  아니고

그저 볼 줄만 아는

거품 같은  쓰잘데 없는

아직  별로  소용이  안되는

그런 것.

 

내가  논두렁이라두  그럴   수 밝에

말없이  또  주고,

또  줄것 같은  것.

 

 

나두  논두렁 처럼  말 못하는  사람으로

닮아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