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구
내 평생 소원이라면
그저 말두 못하구, 허리한 번 곧게 피지 못한
논두렁 같은 사람이 되고 싶어.
누가 뭐라고 하나
뭐 가지라고 하나
뭐 한가지라도 배우라고 하나
오로지 네가지 사색만 할 줄아는 저 논두렁.
그 사색이 일년 사계절이 변하건 말건
지금은 하얀 서릿 발 같은 사색에 잠겨 있더군.
그눔의 재개발인가 뭔가
아 그렇지 경지정리에 조금 운치 있던 모습도
바둑판 처럼 줄 긋고 자르고 그러는데도
한 마디 말이 없네.
맹추라고 했지.
한 번 저항하는 시늉두 해보고
일부러 무너져 경계를 해보라고 시키는데도
그 사색만 하고 있어.
서운한 기색도 없더군.
논드렁 임자가
삽 한자루 메고와
구텅이 구텅이 뒤적거리니까
몇 마리 미꾸라지 꿈틀대는데
그 때두 고스란히 내어주는 살 처럼...
에구
그렇게 주고 또 주고 그러는데
한 마디말로도 생색을 내어보지. 좀
다 늦은 저녁에
저녁 해가 스멀스멀 기어들어 갈 때
비로소
알았지.
내가 논두렁의 언어를 아직 못 배워
읽지 못하는 것이 아니고
못 듣는 것도 아니고
그저 볼 줄만 아는
거품 같은 쓰잘데 없는
아직 별로 소용이 안되는
그런 것.
내가 논두렁이라두 그럴 수 밝에
말없이 또 주고,
또 줄것 같은 것.
나두 논두렁 처럼 말 못하는 사람으로
닮아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