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등성이 휘돌아 강바람을 맞으러 가던 둑방에
그날은 오월이 성큼 다가선 아침이었다.
말하지 않아도 끼니만 챙기고 나면
약속처럼 만나 소꿉놀던 동무들
이제는 먼 옛날 되어 기억저편에
이름모를 무리들의 들꽃으로 숨져간다.
돋아난 삐삐 몇자루 뽑아서 껌같이 씹을때
먼산의 녹음은 서러울 만치 푸르게 짙어만 갔다.
어느새, 내 나이 마흔을 바라본다
아직도 그 둑방길 오월 아침은 어제만 같은데
여남은 살 계집아이들의 재잘거림이
오늘 유난히도 낯설은 이유는
나 지금 이 낯선 바람이 이는 도시에
덩그러니 홀로, 이방인인 채 남겨진 탓일까.
산등성이 휘돌아 강바람을 맞으러 가던 둑방을
지금 나서면 그 오월 아침으로 돌아 갈 수 있을까?
눈이 부시게 징그러운 태양빛에
그날 그녀석들이 나 오늘, 징그럽게도 보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