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는
화해다
세상 만물과의 악수이며
껴안음이며
입맞춤이다
억수같이 비
내리는 거리에
홀로
서 보면
멀어져 있던 세상은
지척으로 다가앉고
아슴한 기억들조차
손 내밀면 잡힐듯이 가까워지고
그래서 나는
무작정 쏟아지는 빗줄기
속으로
웅장한 고향곡이 되어
울려퍼지고 싶어진다
어쩌면 이 비는
그리움이다
사금파리
같이 반짝이는
얼굴
하나
동그란 파문처럼 일었다
사라지고 사라지고
그래도 내내 내 안에 물향기
적셔두어 마르지 않을
청이끼 돋아난 그리움같은
거
푸른 물길 속을 전설처럼
나는 걸어 걸어 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