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 2 -나무가 바람에게-
글, 몽련 최순옥
대지의 함묵으로 잠들었던
나의 마른 살갗을 더듬는 손길에
문득,눈을 뜹니다
오, 당신 이였군요
손끝에 묻혀오신 봄 향기가 참 좋군요
늘 이맘때가 되면
변덕인 듯 거친 손길로
나를 깨우시는 그대,
냉담을 가장한 살가움이겠지요?
때로는,밉기도 하지만
작은 투정조차 할 수 없는 까닭은
큰 그늘 드리울, 무성한 나무로 살라는
속 깊은 배려임을 알기에 서럽지 않습니다
어제 내린 봄비와
가까이 다가선 햇살의 다정함과
그대의 부드러운 애무로 부푼 이 몸은
가만히 선채로 완성 될 사랑을 기다릴 뿐입니다
오직, 기다림만이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것임을 알기 때문이지요
살아가는 동안 변함없는 마음 줄
그대에게 고마움을 전하며
묵묵히 내 자리를 지키며
그대를, 새를, 작은 벌레를
그리고, 사랑의 완성을 기다리렵니다
2004. 2,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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