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부딪히기엔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다.
너의 눈을 보는 순간
마음속 대리석기둥이 쿵하며 쓰러지고
흐느낌처럼 다가오는 전율로
마냥 사시나무 떨듯 떨리는 일을 사랑이라 단정한다면....
사랑을 알기엔 또한 넓은 장소가 필요하지 않다.
너의 목소리를 듣는 순간
마음속 연못에 파문이 일고
전율처럼 다가오는 흐느낌으로
마냥 부들부들 떨리는 오한을 사랑이라 단정한다면.....
꽃의 몸에 물이 닿는 순간
꽃의 볼을 타고 흐르는 피의 향기는
아무리 좁은 벽의 틈새라도 향기롭게 어우르지고
꽃의 몸에 바람이 스치는 순간
꽃의 발바닥을 타고 흐르는 피의 향기는. 매우 짧은 시간
아무리 좁은 마루 틈새라도 스미어들기에.
찰나의 사랑에
묶여 있었다는 것을 알기 까지 걸린 시간과 노력에 비하면
아아!
사랑은 아무 것도 아니다.
5초보다 아니 4초보다
아니 3초보다
2초보다
1초보다
1초의 10의 마이너스17승보다짧은시간에
사랑이 가슴언저리로우박처럼쏟아져내렸는데
어떻게피하랴?
찰나의 사랑을 하고
사랑을 했었다는 걸 알기까지엔
그토록 오랜 세월이 필요하기에
우리는 누구나 사랑을 말할 뿐
사랑 그 자체에 영원히 젖을 수는 없는 것이다.
단지 하나의 목소리에
하나의 눈빛에
하나의 이름에
하나의 눈물에
하나의 슬픔에
하나의골목에
하나의 그림자에 오래도록 묶이고 갇혀
발버둥치는 사랑을 앓고 난 후유증을
오히려 사랑으로 잘못 오해하고 있는 것이다.
***참고
찰나:10의 마이너스 16승되는 시간. 육덕의 10배. 탄지의 10분의 1.
육덕:찰나의 10분의1. 허공의 10배.
허공:육덕의 10분의 1. 청정의 10배.
청정: 허공의 10분의 1. ***
청정보다 더 짧은 시간의 개념을 나는 국어 사전에서 찾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