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가는길
눈이 맑은 아이와 거리를 거닌다.
바람에 제 몸조차
가눌 수 없는 누런 이파리들
찢기어지고 패이고
벌레들에게 갈린듯 아파 보이며
무심히 저를 따르는 인간의 시선을
피하려고만 한다.
천진한 아이의 손이
의지도 없이 구르는 낙엽에 이별한다.
바이~
바이~ 라며 낙엽과 이별한 아이는
이내 낙엽에게서 시선을 떨구고 눈물을 닦는다
금새 잊은듯
아이의 발걸음은 가벼웠지만
아이의 마음이 전해졌을까
몇걸음 뒤따르던 낙엽은
바람에 의지하듯 몸을 굴려 바스락거리며
가을이라는 계절의 정취를 맘껏 누릴 수 있도록
잠자듯 침묵하는 인간을 깨워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