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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호수


BY moklyun 2003-09-22




    가을 호수
    글/몽련

    언제나
    불평 없는 묵묵함과
    내세우지 않는 겸손으로
    생명들을 키우는 호수는
    감사의 말
    한마디 남기지 않고
    훌쩍 떠나 버린
    철새들의 배은망덕과
    허락 없이 들고 나는
    물길의 무례함에도
    섭섭타, 말 한번 않는
    너그러움으로
    은빛 물 비늘만 번쩍인다
    오늘처럼,
    호기심 많은 물고기의
    세상구경도 시들해 지고
    바람의 장난질도
    잠잠한 날이면
    여름 내,
    몸살 앓던 호수의
    열 띤 떨림은 잦아 들고
    오직, 진실만을 비추는
    투명한 거울이 되니
    비 잦던 여름의
    우울을 헹구어 내려는 듯
    산과 나무는
    일제히 호수로 뛰어들어
    물구나무를 선다
    2003. 9.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