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 백련지 연꽃 대축제[3]
탈대로 타시오 .
타다가 남는 동강은
쓰일 곳이 없나니
탈대로 타시오 .
님의 가슴속에 타는 불들
다 꺼내어
나라 빼앗긴 그 아픔을
태웠으리라 .
타다가 남은 동강은
아니 태운 것만도 못해
목숨까지 불살라
다 태우려 했으리라 .
이제 그 마음
한 조각이라도 베어 먹으면 좋겠네
그런 일들은
옛 사람들이나 하는 것이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그 마음 한쪽 베어 먹으라 하는 것이
족쇄를 채우는 것과 같네
내 배부르면 그만인 세상
누가 어떻게 살든
그것은 타인의 세상일 뿐
자기와 관계 짓지않고
모든 것을
외면해 버리고
우리들의 허접스러운
생경함들이 무리를 지어
먹구름으로 뒤덮고 있네
하늘 쳐다보아도
그 먹구름 장에 짓눌려
왜 이리 속은 답답하고
앞이 보이지 않은지 모르겠네
연꽃들은
그 보이지 않은 길을 열어
그 길을 보여주고 있네
모든 것을 거기 버려두고
발을 내 딛어 보라 하네
머리 속으로 계산된
세상 일들
잠시 내려두고
이슬이 내리는
그 새벽 길을 걸어 보라하네
한알 한알 떨어지는
이슬방울들이 옷깃에 젖어 들고
그 옷깃에 묻어나는 향기를
맡아보라 하네
한 세상 살며 마음을
이 세상 높은 곳에 얻어 놓았으니
허 할 수 밖에
연꽃에 얻어 놓으면
마음에서 향기가 날텐데
그 향기는
님의 마음에서 풍겨난
향기와 하나가되어
세상을 휘어 감을 수 있을텐데
우리 이렇게
한번 살아보지도 못하고
그 무엇에 쫒기어 살아 왔네
부여함으로 산다는 것이
자유를 얻는 일이겠지만
우리는 자유는 얻었되
님들의 그 마음을 잃어 버렸으니
어디서 찾아야 하나
연꽃은 그 마음을 들고
이 새벽 안개속에서
기다리고 서 있는데
우리 그 길 가지 못하고
욕망에 사로잡혀
질주의 속도 속에서
살아가고 있네
이 속도에서 잠시만 비켜서면
우리는 이 세상 끝 자락으로
밀려난 것 같아
가슴 조이며 몸부림치네
단 한 순간이라도
마음 한 자락에
연꽃이 필수 있는 자리만 남아 있어도
이렇게 살지 않을텐데
그 자리 하나 만들지 못하고
큰 평수
높은 자리
손에 거머쥐고
모든 것을 다 차지한 것처럼
살아가는 이들
너무 많아
같은 하늘아래서 살아가도
우리가 하나가 아닌
그들이 세상의 연꽃이고
우리는 그 연꽃아래 고여 든
방죽 물이 되어
어디로 흘러갈 곳도 없이
악취를 풍겨야 하는
생이 되었다 한 하지만
연꽃은 이 악취나는 연못을
눈부신 하늘이라고 떠받드네
저들은 잠시 피었다
사라지는 세상의 꽃일지는 몰라도
우리 지지않는 연꽃으로 피어 있으니
그 무엇을 두려워 하랴
님의 마음 피어두고
그 피어든 자리에
우리 마음 걸어두니
저절로 꽃송이 벙글고
온 세상 휘감고 있으니
우리 슬퍼할 까닭이 있으랴
님들은
떠나 있는 것이 아니라
저렇게 꽃으로 피어나
우리와 한 세상 함께 하고 있나니
여기 입마춤 하게
님의 마음
아름다운 화두로 전해지고
그 화두를 깨물어 보면 ‘
마음 속에는 환하게 켜지는
이 촛불 한 자루
바람 불어도
비가와도
꺼지지 않고
비치고 있으니
어디인들 못가랴
세상은
한낮인데도 어둠이 깊네
가는 길이 다 막혀있네
어디서부터
시작인지 알 수 없는
저 거미줄 같은 길들
거짓과 갈등의 길들로만 엉켜
어디에 내딛어도
의의 길이 없네
이 촛불에 불 밝혀
길을 가고 있는 우리
그 어떤 길도 환히 비치니
저들의 내상의 얼굴들을
들어내고 있네
일인들이 따로 없네
총칼만 안들었지
일인들이 따로 없네
연꽃은
다 끌어 안으라 하네
끌어 안고 입맞춤 하라 하네
내 동족 내 민족의
한 핏줄인 것을 알 때까지
다 끌어 안으라 하네
그리는 못하겠소
그리 못하겠소
버팅길 때
연꽃이 손을 내밀어
저들을 끌어 안고 있네
온 세상은 천 갈래 만갈래
갈기갈기 찢어져 있는 것을
한 땀씩 꿰매어 하나인 것을
보여주고 있네
회산 저수지
저 서러운 물빛 속에서
줄기마다 피어 냈던 저 연꽃들은
그냥 연꽃이 아니네
님들이 다시 되살아나
우리와 함께 살고 있네
물위에 부표처럼
떠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한 세상 사는 일을
눈에 보이는 대로
선을 긋지 말라하네
마음 속 깊이 파고 들면
초의 선사가 내미는 찻잔의
그 평화가
우리에게 나누어 주고 있네
뜨거운 강철에
물을 부어 식히게 하네
우리 사는 일이
뜨거운 강철과 같았으니
초의 선사께서
작은 찻잔 하나 내밀어
물을 부어 식게 하네
회산 저수지는
우리들이 살아온
강철 같은 이 뜨거운 삶들
다 식혀내고
눈을 뜨게 하네
님들의 마음 속에는
어두운 동굴 끝에 환하게 피어나
그 연꽃을 품고 살았으니
이 마음 품으라 하네
회산 저수지는
님들이 이루고 했던
그 세상 속에 들어서
님들의 뜻을 따라 살아야 할
우리들은 이렇게
반목과 무질서의
톱니 바퀴를 일으켜 세워
님들이 이루고 했던
그 세상을 가르고 있는 것을
어이 말로 다 할 수 있으랴
물안개 피는 아침을
맞이 하는 사람은
그 연못가로 나와
자기 생이 꽃으로
피어나는 것으로 볼 것이오
사람 눈으로
모든 것을 보려 하기에
모든 것이
고통의 산물이지만
연꽃 눈으로 한번 바라보면
이 세상
무엇하나 연꽃 아닌 것이 없소
추한 것마저
아름다움으로 바꾸어 피어 내는
저 꽃으로 사는 것을
사람의 눈으로는
미처 보지 못하기에
가슴 아파하고
그 눈물을 흘려
저 연꽃을 피워 내지 못하고 있소
초의 선사의
찻잔을 받아 보십시오
오늘 저 연꽃 위에서
바람과 함께
조용히 머물러 보십시오
이 세상 모든 것
한 줌의 꿈인 것을
그것을 희망이라고
부여 안고 살았지만
한 방울의 이슬인 것을
보게 될 것이오
그 님들은
사람을 하늘로 떠받들어
모셨는데
사람은 그 님들을 버리고
그 님들의 곁에서 떠나
콘크리트 더미에서 살아가고 있소
아침에 눈을 뜨면
콘그리트 벽에 박혀 있는
수도꼭지 속에서
물이 쏟아져 나오고
그 콘크리트 바닥에 앉힌
양변기에 앉아 속에 든 것을 쏟아 내고
서두러 문을 나서면
콘크리트 보도 블록을 밟고
쇳덩어리의 차에 올라 타고
전철에 올라 타고
거기에 또 내리면
콘크리트 바닥에 깔려 있는
학교와 사무실과 직장과
사무처들
콘크리트 위에서 살아가는
이 아픔을 자유라 하고 있소
문명의 눈부심이라 하고 있소
님들을 잃어 버렸으니
어찌 연꽃 피는 마음을 만나겠소
이 마음을 대지처럼
펼쳐 놓은 무한 일로면
대지 같은 저 연못위에
피는 님과 같은 연꽃은
그 마음 되찾아 주기위해서
봄부터 저렇게
뜨거운 햇살 속에서
이른 새벽 물안개 속에서 피어내고 있소
모두가 하늘로 알고
그 하늘을 얼굴을 돌려주기 위해서
피고 있소
이 청리 모임 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