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비가 내립니다.
온세상을 다 적시고도 남을만큼 내려도
못다한 설움이 있는지 비는 내립니다.
비가 내립니다.
무겁고 흐린날,
마당은 빗물로 흥건하고
나무도 빗물에 젖어 그 푸른빛이 얼룩졌습니다.
온세상이 다 젖어 눅눅한데도 꽃은 어제처럼 피어나고
가슴엔 작은 소망과 그리움으로 가득합니다.
제발, 제발 내일은 온세상을 다 녹여버릴만큼
강렬하고도 쨍쨍한 햇빛이 빛나기를 소망합니다.
뜨겁게 이글거리는 태양을 그리워합니다.
그 빛에 내가 쓰러진다해도 지금은 태양을 그립니다.
화사하게 빛나는 여름날을 그리워합니다.
이 눅눅함을 떨쳐버리는 날,
나는 다시 일상의 잔잔함속에서
하나하나의 꿈을 엮을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