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내리는 날에는
우산들이 날개를 펴고
빗방울들이 대롱대롱
우산살 끝에 매달려 가는 날인가 보다
조립식 지붕위로 떨어지는
빗방울들의 요란한 난타소리가
귀에 대롱대롱
울림의 소리로 들리는 날인가 보다
할머니 등 뒤에 아가는 잠을 자고
지저귀 가방이
우산손잡이 끝에서 대롱대롱
흔들며 따라가는 날인가 보다
회색빛 구름속에
내 마음을 담으면
그리움이 대롱대롱
구름 끝자락을 따라 가는 날인가 보다
비가오는 날이면
모든 빗방울들이
대롱대롱 매달려
비의 합주곡을 연주하는 날인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