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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여 내 어머니시여


BY hansrmoney 2003-06-01

사랑의 묵주



여자는 무엇으로 사는가

정이라고 하는 것인가

눈물이란 것인가

한이라는 것인가


어머니가 살아 온 그 해남 땅끝 섬

바라만 보면 바다는 펼쳐지고 안으로만 갇혀지는

그 쪽빛 섬 한 생애를 다 보내고 그 저물 녘

이 막내 며느리에게 돌아와

저녁 놀 빛으로 물들어 가는

이제 소리없이 쓰러져 가는

그 사랑이라는 놀 빛을 물들이고

어둠 저편으로 떠나려고 하네



2 여자인 나의 시 어머니

그렇게 한 세월 보내온 그 시간 속에서

섬은 또 얼마나 파도에 씻기어지고

갯벌에 묻혀 많은 날들을 보냈는가

가도 가도 그 섬은 그대로인데 여자인 어머니는

당신이 남겨 놓은 그 한을

저렇게도 바다처럼 살아서

내 가슴을 문지르는가

나도 언젠가는

당신의 뒤를 이어

이렇게 누군가의 가슴을 문질러야 하나

그 많은 한들 눈물로 씻어 내고

정으로 감싸 살아온 오늘

우리에게 생이라는

묵직한 묵주 하나를 건네

우리 마음을 굴리게 하는가



3 냇가의 빨래터



빨래를 하면서

쉬쉬 소리를 내는

시 어머니는

흥얼거린다

흉년이 들던

옛날의 뼈 아픔의 시절로 돌아가

배고픔을

잊기 위해서

콧노래로 흥얼거린다

겨울 갯바닥 찬바람 맞으며

바지락을 캐 올리며

추위를 잊기 위해

콧 노래로 흥얼거림으로

수 많은 빨래들을

언손 불어가며
손으로 일일이 헹구어 빨면서

쉬쉬 소리를 낸다

자신의 눈물겨운 세월들을

뛰어 넘어 살아 온 날들

이제는

쉬쉬 내는 소리도

내 귀 전에는 시 어머니의 젊은 날의

시냇가 빨래터에서

봄의 노래로 들려온다.




4 고향 집이 그리워


자다 보면

고향 집으로 알고

눈을 뜨면 어느 낯선 곳이기에

이것이 뉘 집이오 하고

혼자서 허이 허이 소리 지르며

그 고향 집을 그리워하는

저 눈빛

금방이라도

봄 물빛에 어려 오는

그 쪽빛 해남 섬에 닿을 것만 같아라

내 어머니가 가는

어느 하늘

그 먼 길도 살 닿아지며

부비고 살아 온

그런 쪽빛 섬 같으면 좋겠네

언제라도 마음 놓고 살아 도 좋을

그런 곳이면 좋겠네

낯 설음이 아닌

언제라도 고향의 품이었으면 좋겠네

하늘 어느 먼 길에서도

이것이 뉘 집이오 묻지 않고

당신 살아왔던 그 집이었으면 좋겠네



5 여자여 며느리인 여자여


부모를 모신 다는 것이

희생으로 생각한다면

그렇다면

치매 부모를 모신다면

그것은 마치

죽음 속으로 뛰어 드는 일이겠네

자식과 부모는

희생을 뛰어 넘어서 대가의

값도 치르지 않는

그 사랑으로

살아가는데

자식인 우리가 부모를 모시는 일이

희생으로 생각한다면

우리 사는 세상 헛 사는 것이 아니리

자식인 우리가

부모에게 돌려 줄 수 있는 것은

휘어진 등을 기댈 수 있는

그 자리를

우리가 내 밀고

마음 속의 그 아픔들을

어루만져 주어야 할

그 자리를

우리가 손 내밀어

만져 주어야 하는데

우리 어이 희생이라 말 하리

왜 이것을 값으로 계산 하려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