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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나물


BY 얀~ 2003-05-15

최자영 시집 『중학동 일기』가 나왔습니다.(2003)
축하드립니다. 대전충남여성문학회

콩나물



        콩나물



        머리 위에 퍼부어지는 물세례에
        도지는 어지럼증 어쩌지 못해
        속을 끓이며 고물거려도
        음습한 검은 천 밑
        하루 밤새 쑥쑥 자라나
        가지런히 커가는 희망
        사는 일 어디 그리 만만하다더냐
        서로 등 기대며 살도 쪄야지
        허리 구부려 눈치도 보면서
        투명한 슬픔
        잔뿌리를 키우다
        성깔 사나운 시대에
        머리채 잡혀
        뽑혀나간 형제 자매 자리
        맹물 마시며 다시 자라나 채우는
        콩 껍질 뒤집어 쓴 세상살이
        온갖 비 지나보내고
        이른 아침상 해장국으로 가로누웠구나
      
   

*최자영/충남 공주 출생. 《월간문학》신인작품상 당선(1986) 《한국수필》
신인상 당선. 시집『바람의 말』『누군가를 그리워하는 일은』『추억의 강
물은 잠들지 못한다』수필집『남의 수박 두드려보는 여자』



작성자는 얀~입니다.얀~이의 방입니다.(콕 찍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