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자영 시집 『중학동 일기』가 나왔습니다.(2003)
![]() 콩나물 머리 위에 퍼부어지는 물세례에 도지는 어지럼증 어쩌지 못해 속을 끓이며 고물거려도 음습한 검은 천 밑 하루 밤새 쑥쑥 자라나 가지런히 커가는 희망 사는 일 어디 그리 만만하다더냐 서로 등 기대며 살도 쪄야지 허리 구부려 눈치도 보면서 투명한 슬픔 잔뿌리를 키우다 성깔 사나운 시대에 머리채 잡혀 뽑혀나간 형제 자매 자리 맹물 마시며 다시 자라나 채우는 콩 껍질 뒤집어 쓴 세상살이 온갖 비 지나보내고 이른 아침상 해장국으로 가로누웠구나 *최자영/충남 공주 출생. 《월간문학》신인작품상 당선(1986) 《한국수필》 신인상 당선. 시집『바람의 말』『누군가를 그리워하는 일은』『추억의 강 물은 잠들지 못한다』수필집『남의 수박 두드려보는 여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