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을 수 없는 사람이 누구인가요?
내어머니입니다.
호밋자루 채 놓지도 못 하고
당신의 사는모양 그대로 아이를 낳았다고
설운 눈물 흘리던 내어머니입니다.
더디걷는 아이 돌보는것 보다
누에밥 한번 더 주는게 급해서
웅얼거리지도 않는 순둥이 예쁘다고
한시름 놓던 내어머니입니다.
한달에 한번 오는 돌팔이라 불리던 의사 붙들고
주사 한방 놓으면 걷는거 아니냐고
세상 야속함에 먼저 눈뜰 가여운 아이안고
대신 먼저 눈물 쏟아주신 내어머니입니다.
사그락 사그락 누에가 뽕 잎 갉는 소리에
함께 묻혀 들리던 작은 흐느낌!
엉금엉금 기어와 누에를 만지며 웃는 당신의 딸!
누에처럼 잘도 기네,설움 감춘 칭찬하던 내어머니입니다.
초등학교 입하식날 짝궁 안 한다는아이
줄줄이 사탕으로 달래며 창문넘어에서
되돌아서지 못 하고 슬픈 눈 깜빡이며
고개만 끄덕이며 눈으로 응원하던 내어머니입니다.
동네에서 가장 힘세고 마음좋은 충만 오빠가
대신 딸을 업고 학교갈 때 그것이 고마워서
오빠이름으로 치성을 드려주던
노심초사 끝내지 못 하던 내어머니입니다.(충만오빠가 떠날까봐)
중학교 고등학교 과정까지 직접 가르쳐주고
검정고시 합격까지 선물 준 충만오빠가
평생 당신 딸 책임 지겠다며 무릎을 꿇었을 때
통곡으로 통곡으로 감사하던 내어머니입니다.
앉아서도 집안일을 모두 다 할 수 있게
세심하게 지어놓은 내이름으로 된 우리집에
당신의 한숨으로 토해내신 두번씩 자필로 쓴 성경을
안방에한권 거실에한권 놓아주던 내어머니입니다.
이제는 나를 업기도 하는 듬직한 내아들에게
휠체어 밀게하고 같이나선 소풍길!
가을단풍이 어머니 머리위로 사각사각 떨어집니다.
그렇게 마지막이 아름다운 당신!
내어머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