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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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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꿉놀이


BY nikita 2003-04-02

소꿉놀이


유년의 살구빛 살강위에
뽀쪽한 사금파리는 빛나는 환희
파란 웃음 한 줌
황토색 식량 한 주먹
보라색 고독 한 소쿠리
골고루 차리고
모자랄 것 없는 부요함에
목젓이 부어오르도록 웃었어라

두엄냄새 익어가고
줄개미 행진하는
토담집 그늘에서
노오란 민들레 대궁이 흔들리는 줄 모르고
송글송글 땀을 달던 내 동무들


기다렸던 손님처럼
고운 바람이 찾아들면
유년의 성찬은
이리저리 몸을 뒤척이고
환호하며 내리는 햇볕
세상은 일도 없이 내려와
작고 정결한 밥상을
마주하고 있다

(1997. 여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