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두의 밤을 달리다.
달린다.
사람들이 모두 돌아간 부두의 밤을
물결에 흔들대던 그물 안엔 바람만 출렁대고
생선 비린내도 씻기워져 발자국 소리만 울리는 수협 어판장 앞을
마라도 가파도 들고나는 도항선 너머 찰랑이는 물결소리를 지나
귓가로 쉭쉭거리는 바람의 노래를 듣는다.
빨라지면 빨라질 수록 더 거세지는 노래
주절주절 달려있는 이야기를 잊기위해 달린다.
가물가물 잊혀진 것들을 기억해 내기 위해서도 달린다.
나의 가뿐 숨보다 더 빨라지는 건 내 영혼의 달리기
하얀 운동화 발목으로 콘크리트의 딱딱함이 시큰 전해지면
늘어졌던 근육들이 놀라 간격을 좁혀오고
매립지의 선연한 시멘트냄새를 맡으며
근육의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며
숨을 고른다.
들숨에 플랭크톤 가득 들이 마시고
날숨에 남기기와 버리기를 조절하는 바다의 생물체가 되어
목 안 어디쯤 아가미가 열릴 것 같다.
내 안에 밤물결이 차 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