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
햇살의 눈웃음도 못본체
렌지위로 된장국을 얹어놓고
아이들의 잠꼬대에
큰 일 나듯이 달려가
한참 어루만지고 나서
밤 동안 마셨던 물컵들을 씻어냅니다
한 여자를 아내로 맞아
엄마노릇을 습관적으로 만들어 놓았던
십여년세월
궂은 날이면
뼈속 시리다는 어머니의 말이
아내 입에서 슬쩍 빠져나오면
그녀는 금새 어머니가 돼버립니다
스탠드 불빛새로
어머니의 주름이 아내얼굴에서 잠을 자고 있고
내 아내의 남자는
어머니가 되어가는 그녀에게 다가가
사랑을 아끼지 않고 주겠노라고 속삭이고 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