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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BY shemsh 2002-08-07

단단하게 묶어진 나의 삶은

한나라를 굴림하는 제왕보다

더 강한 매듭으로 엮어져 있다


나는 왜 강인한척 살아야 하는가?


소나무숲 어딘가에 이름모를

벌레들과 빽빽히 목 내민 들꽃들

그들이 매년 초대장을 보내와도

나는 까맣게 잊어간다


나는 왜 신이난척 살아야 하는가?


머나먼 나라도 아닌

볼수 없는 사람도 아닌

내 가까운 곳에 있음에도

눈 먼 장님으로 세월을 보내야 한다


나는 왜 모르는척 살아야 하는가?


가슴에 울리는 사랑의 메아리도

빈 몸 스며드는 황홀한 고백도

오늘의 굴레를 벗어놓지 못해

삶 속에 쓰러져 웃음섞어 살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