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턴가 바다가 싫어졌습니다.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도 끝을 알 수 없는 수평선도 밀려왔다 다시 돌아가는 버릇을 가진 바다. 내게왔다 내게서 등돌린 이기적인 바다가 난 싫습니다. 그때부터 바다가 미워졌습니다. 수없는 모래알 속에 내 이름 묻던 날도 어깨동무하며 걸었던 모래언덕도. 한순간에 무너진 모래성같은 감정. 금방 쌓았다가 휩쓸려버린 야비한 바다가 난 밉습니다. 바다는 자기자신을 잘 보여주지 않습니다. 바닷속엔 무수히 많은 것들이 자라고 태어나도 겉모습은 항상 똑갔습니다 바다를 닮아 있던 그대 무던해 보여서 진실해 보여서 보고파했었습니다. 바다속엔 모래도 있고 바위도 있고 생물도 살아 있었습니다. 그대속엔 성냄도 손익도 가식도 생생하게 살아 있었습니다. 처음부터 이미 계산이 있었을겁니다. 폭풍과 해일이 있었다는 걸 속이고 있었습니다. 넘을 수 없는 섬 끝이 없는 수평선 퍼내도 퍼내도 퍼지지 않는 욕심이 있었습니다. 싫어졌습니다. 미워졌습니다. 추억의 바다라며 돌아서기조차 추하고 억지였습니다. 처음부터 바다를 닮지 않았을겁니다. 닮아 보였을겁니다. 시야가 좁은 내 탓이 큽니다. 바다만 바라 본 내 집착이 잘못되었습니다. 이쯤에서 멀리 바라다보니 다 보입니다. 하늘과 닿은 수평선도 규칙적으로 밀려오는 파도도 바다는 그저 바다이고 싶었을겁니다. 다 내 착각이였습니다. 그대는 추억속의 바다... 그저 그거 였습니다. 다 내 불찰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