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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일수밖에 없었어...


BY 그리움하나 2002-04-29


하루가 여삼추라...
몇일을 깊은 잠에서 헤멘듯 하다.

그리움을 털어버려
사랑이란걸 '툭'하고 떨어트리자
난 껍데기 뿐이네...

헤일처럼 일렁이던 내 사랑이란 이름도
온밤 하얗게 지새던 내 그리움조차도
한점 먼지조차 일지 않게.
나는
마음의 청소기를 돌리고 또 돌리고...
젖은 걸레질을 몇번이고 했다.
.
.
.
한동안 얼마나 나만의 허상속에 몸부림 쳤었던가...
아마도 행복이였을거다.
고즈넉히 까만밤을 노래할 수 있었고
흐드러지게 핀 별들을 찬양할 수 있었고
새벽이면 
뽀얀 안개 걷어내어
붉게 동터오는 아침해를 
그에게 가져다 줄수 있었으니...

아~ 아~
지금은 어떤가...

어디에선가 굴착기 공사가 한창인지
요란스러운 소음이 귀청을 어지럽히고
곳곳이
삶의 찐든 냄새가
소리가...
현실에 내가 있음을 일깨워주고 있지 않는가.

이제 나는
일상에 쌓여있는 설겆이통에 
손을 넣을 것이고
집안 곳곳
널려있는 나부랭이들을 치울거다.

살아 움직이는 삶의 잔해들을
치우고 잠재울 차례다.


...02/4/28 한낮...