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어라 마셔라
남동생 나모 웹에디터를 깔아주며
백일 집 있는데 진탕 술이나 마신다하네
생일날 아내가 가출한 동생에게
캔 커피 내주며 암일도 아닌 것처럼 웃으려니
미쳐버리겠더군, 부어라 마셔라
늦게 온 남편과 가게문 닫고
친정 가는 차안에서 맹물같이 산 게 허망하다 했더니
위안의 말 대신 버럭
등골 빠지게 돈 벌어다 주니 헛소리한다고
말을 막아버리더군, 부어라 마셔라
친정 현관을 들어서니 친정엄마 옆
새우처럼 팔을 베고 누웠던 아버지 하소연하네
요즘 젊은것들 어른하고 사는 거 좋아하는 애들 몇이나 되냐고
함께 살아만 줘도 고마운 것 아니냐
남편 들으라고 아버지 말을 막았지, 부어라 마셔라
빼빼 마른 아버지
홧김에 양주를 가져오시더군
오이를 쭉 갈라 얼음 채워 따라드리니
내일이 생일인 여동생 전화라네
형부한테 말해 하루만 자고 가라하네
코만 훌쩍이는 남편을 보며, 부어라 마셔라
집에 시동생 가족이 와있네
대충 겉절이에 밥을 먹으려니 속이 뒤틀리네
부실한 반찬 걱정되어 정육점에 내달려 목살 두 근 사다
양파 썰어 넣고 양념을 재는데
아린 눈물도 첨가하여 주무른다네
고기에도 쓰고 남은 정종을 들이붓네, 부어라 마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