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늘...
비가 올 때면
보이지 않는 그대 보기 위해
들리지 않는 그대 소리 듣기 위해
빗줄기 속에 서있었나 봅니다.
그대는 어느새...
빗방울 되어 내 가슴 가장 깊은 곳으로
허무함의 깊이로
청정함의 깊이로
한없이 흘러들고 있었습니다.
오랫동안의 스쳐 지나갔던 내 망설임과도 같았던
오랫동안의 내 방황의 그림자와 같았던
그 소리에 나는 한 번 더 귀 기울이며
그대 느끼기 위해
나를 느끼기 위해
자세히 들여다 보았습니다.
어느 구석에서
고집스레이 나를 지켜주고 있는
나의 침묵과도 같은 것
내 가슴 밑바닥을 뒤흔들어놓고 가고 말지만
더욱 견고해져 가고 있었던 나의 그리움
지칠줄 몰랐던 이미 헐어버린
내 고독 속에서 몸부림 치고 있었던
한 줄기 비가 되어
그렇게 내곁을 지나칠 때면
못견디도록 그리워했던
묶여 있었던 나의 흐느낌 되어
텅 비어 있는 내 마음 속에서
그래도 아름다울 수 있는 건
초록빛 머금은 어렴풋한 짧은 세월이
있었기 때문일 겁니다.
어쩌면 나는 생각에 잠겨
부딪침으로 어울어지고
거침없이 쓰러져가고
드러낼 수 없는 내마음을 녹여 버리며
나도 모르게 용해되어가고 말
커다랗게 다가왔지만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말
이제는...
이제는...
그대 가슴 따뜻이 해 줄
호젓함으로...
고요함으로...
가라앉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