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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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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


BY 그리움하나 2002-04-16


아주 오래전에 나는
무지개를 잡으러 다녔어요.

비 내린 다음 맑게 개인 날
수평선 너머 저 끝에 메달린 일곱빛깔 무지개!
검정 고무신 코 너머로 
세끼 발가락 삐죽히 얼굴 내밀고
허름한 옷가지 방긋 읏어대도
그런건 하나도 거추장하지 않았어요.
그저 저 무지개 다리 뒤에 있을 
무언가가 궁굼해서....

어떻게 하면 저 무지개 구름다리를 건널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온통 머리속에 가득하고...
정말 동화책에서 나오는 백마탄 왕자님이 계실까?

비가 오고나면 둥근달처럼 휘엉청 
생기곤 했던 무지개!

나도 모르게 사랑은 그렇게 무지개 다리를
건너 내 가슴에 심어졌었어요.
그 왕자님을 만나고 싶었던 게지요.
.
.
사람들은 계절 계절마다 가슴앓이를 합니다.

봄이면 지천에 피어 만발한 꽃들로 하여
시름을 달래고
가을이면 부는 바람에 쓸쓸함 덧없어
하아얀 겨울을 애타게 기다리고...

하지만 사랑은 무지개와 같은 것!

비온 뒤
맑게 개인 하늘 끝에
조소하듯 걸려있는 무지개.
잡으려면 멀어지고
또 다시 다가서면 물러서는...

사랑이란 그렇게 무지개처럼
사라졌다 다시 생기곤 하는 덧없음 이어라.

가을에 황량히 부는 바람마냥 마음만 흔들어
놓고 가는 것이 사랑이리니
그로 인해 술로 지새는 밤은 없을 지어다.
그로 인해 잠못이뤄 뒤척이는 밤 없을 지어다.

너무 사랑에 빠지지 맙시다.

사랑은 허와 실
망각의 늪
눈멀어 보이질 않고
귀멀어 들리지 않아
무지개와 어이 다르리.
무지개는 잡을수도 만질수도 없는 것
무지개를 찾아 나섰던 그 아이는 이젠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