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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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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불론


BY 담장밑꽃 2002-02-23

봄 날 아침

분주히 생활들이 널린다.

집집마다 색색의 천으로 하늘을 담고

햇살 끌어 모으는 돋보기인양

맘 놓고 햇살 부르는 살가운 몸 짓.

어린 아기 잠재우는 수면의 강

소소속 배냇머리 슬그머니 뿌리를 놓아 버리고

젊은 엄마 젖물이 강으로 흘러

아기가 잠드는.



꼬마 녀석 밤 새 뒹굴며

가고 싶은 곳도 많아라. 알 수 없는 미지의 강

지도 그리기.

이 섬 저 산 다섯 살까지만

맘대로 날아다녀라.



이제는 어둠으로 조여오는 실연의 강

고운 꽃과 하늘의 별이 더는 상관없고

가슴 속 통증만 눈물로 풀어지는 기막힌 일인데

이불 속 두 눈의 암흑은 가까스로 사그러진다.



이 쯤되면 작은

안식의 강이 된다

나비가 날고 새가 노래하는 꽃세상이 되리라

어쩌다간의 사연이 그대로 녹아들고

때로는 고스란히 증발해 버리는.



저녁

햇살 모아 두둑해진 이불 툭툭 털면

집 안으로 숨어드는 향기가 볼을 부빈다.

발그레한 햇살이 몸 안으로 스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