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락 싸락 내리던 겨울 눈들을 가슴에 품고 고스란히 등불 밝혀 봄 길 비추는 백목련. 지난 밤 우수수 봄 비 불러 맞고 수줍은 저고리 고름 풀어 어둠에 무너졌다. 봄을 잉태하는 시간 어스름 가로등 빛은 제 빛 속에 감추고 집 없는 고양이의 푸른 숨결로 화들짝 일어서는 바람 서성이는 그림자 봄이 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