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시작하고 싶습니다. 시작이라는 두 글자를 쓰고 내 속에 있는 집착에서 벗어나고 싶습니다. 한순간은 어리석었고 한 때는 미친듯 울분했지만 나의 지금은 차분한 모습이고 싶습니다. 시작이란 조심스런 단어처럼 말입니다. 다시 시작하려 합니다. 그 시작이 어디부터인지 어디까지인지 알 길은 없지만 내 안에 있던 오기를 덮어버리고 싶습니다. 자꾸만 조여들던 답답증과 못박혀 있던 혼자임이 진절머리가 납니다. 그래서 다시 일어나 추수리고 싶습니다. 다시 시작했습니다. 질서있게 놓여 있던 그대를 흩트려 놓고 내 밖에 있던 나의 얼굴과 머리카락을 가지런히 어루만졌습니다. 진작 이럴걸 그랬습니다. 진작 이렇게 할 걸 그랬습니다. 시작이 반이라 했는데 지금이 그때임을 압니다. 지금 이 순간이 내가됨을 압니다. 그대와는 비슷해 질 수 없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따라갈 수도 없고 따라가지도 않을겁니다. 반만큼 왔습니다. 저만큼 난 걸어가고 있습니다. 그대가 아닌 내가 말입니다. 다시 시작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