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겁던 바다가 있었던가?
얼음처럼 차가운 바다를 본다.
끝났다 소리질러도
겨울바다에 서니 그대가 퍼렇게 일렁인다.
새벽기차를 타고 바다를 보러 가던 날.
아무도 없었다.
그대와 걸었던 모래밭엔
검정 개 한마리만 낯선 나를 보았다.
바다 바람이 차다며 안아주던 그대가 있었던가?
혼자만이 겨울바다를 본다.
그래...
사랑했지만
죽을만치 사랑했지만 만나지 말아야 했다.
사랑이나 했었냐고,
말도 안되는 억지를 부렸지만
그리움보다는 서러움이 더 크기 때문이였다.
파도가 밀려왔다 멀리 밀려간다.
다시 찾아 온 그대는
돌아올 수 없는 먼곳으로 달려갔다.
검정개의 집은
바닷가 허름한 찻집이였고,
그대가 달려간 집은
바다가 고향인 남쪽바다였으리라.
사랑했었지만
그대가 안주하고 싶어한 바다로 보낸다.
겨울바다엔 그대가 퍼렇게 서 있다.
혼자만의 겨울바다를 본다.
그대와 손잡고 걸었던 바다엔
혼자서 서성거리던 개 한마리가 있었다.
바닷가 허름한 찻집에서
김광석의 노래가 서글프게 들렸다.
사랑했지만...
사랑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