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쯤 뒤돌아 보고 싶은
날입니다.
먼 발치 바라보며
등 돌려 떠나던님 끝자락 부여잡던
고개길이 생각납니다.
높은 하늘은 무심히 내려보고
흰 구름, 님의 얼굴되어
가슴을 도려 냅니다.
갈색 잎은 마르고 떨어져
풍성했던 청춘을 잃고
목 마르도록 사무쳐 울 그런 날입니다.
한조각 달아난 빈 가슴에
통곡으로 멍든 잿빛 하늘은
처량히, 철지난 비라도 내렸으면 한 날입니다.
간밤에 불던 바람은
몽창스리 잎을 떨구고 매서운 눈빛으로
내 목덜리믈 후벼파고 있습니다.
설잠 깨어 눈 뜨면
창 틈새로 비집고 들어온 달빛무리뒤로
낯익은 그림자 하나
그립던 님처럼 내 품에 안겨옵니다.
서른번의 가을이 왔건만
변함 없는 미소로
들국화같은 내 마음을 흔들어 놓습니다.
사무친 그리움의 질퍽한 눈물을
원도 한도 없이
울어 울어, 볼 날입니다.
움추린 어깨로 거리를 걷다가
문득
한번쯤 뒤돌아 보고 싶은
그런 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