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은 하늘처럼,>
당신이 장을 보았죠
낼은 벌초하는 날이며
아버님 기제(忌祭)네요
아침,
사촌 아주버님과 통화하다
사촌 형님에게 전화를 걸어보라는 말에
어이없는 웃음이 터져 나왔지요
분명,
경매로 조상들 쉼터가 수모를 받을 때
윗분이니 남편에게 권하여 상의하라고 권했더니
아파트 사느라 힘들고
갖은 이유에
가슴으로 울던 피맺힘을 알까요
윗분도 도리를 못하면 대우 못한다 했습니다
형님부부 들먹여
차라리, 없다하고 사는 게 편타 했습니다
이젠,
조상들 편해졌고
당신의 그늘도 그만큼 사라졌으니
말 없는 동서가 좋았습니다
말 없이 따라준다는 동서가 좋습니다
웃으면서,
웃으면서 지낼 겁니다
당신이 하는 일이 옳다고 생각하면서도
잘한다 편하게 말해주지 못한
못난 아내지만
당신의 사랑은 압니다
아침에 파고들면 포근한 당신
마다 않고 안아주는
당신도 주름이 늘었네요
맑은 하늘처럼,
흐린 맘 잠시 벗어버리고
힘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