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만을 알았던 내게
그 보다 더한 슬픔이 다가오면
초심자처럼 당황하는
모습을 본다
인연이란 의미는
이미 낡은 낙서 장에서나
발견할 수 있고
새로운 우리의 노트 위엔
언어의 사치스러운 유희만이
가득해진다
미안하다는 말 뒤엔
불신으로 가득한
무언의 대답이 있고
고개 숙인 모습 아랜
새로운 사람의 모습이
투영된다
순간을 알아
영원한 사랑을 채우고자
했던 우리의 노력은
순간의 장난처럼
어둠 속에 흩어진다
허물어야 할 벽이 없어
안달을 해야 했던 우리는
행복한 웃음이 채 끝나기도 전에
서로가 부담스러워 하는
모습으로 입을 닫은 채
입 속의 음식물을
씹어 채 넘기기도 전에
새로운 음식을 찾듯
바쁘게도 이별연습을 한다